오늘은 30대부터 급격히 찌는 살에 대한 이유와 관련된 호르몬 대사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기초대사량의 감소, 체중 변화의 출발점
많은 사람들이 30대에 접어들며 공통적으로 겪는 변화 중 하나는 눈에 띄게 증가하는 체중이다.
별다르게 식습관이 바뀌지 않았고, 과거와 같은 운동량 또는 생활 패턴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하는 현상을 경험한다. 이는 단순한 착각이나 우연이 아니다.
30대 이후 체중 증가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기초대사량의 감소다.
기초대사량이란, 우리가 하루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 소비량을 의미한다. 이 수치는 대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가장 높고, 이후 나이가 들수록 서서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30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근육량의 자연 감소와 함께 기초대사량도 빠르게 줄어든다. 근육은 지방보다 에너지 소비가 많기 때문에, 근육량이 줄어들면 같은 활동을 하더라도 소모되는 칼로리는 점점 줄어들게 된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별문제 없던 식습관이나 간식이 그대로 ‘살’이 되어 몸에 축적되기 쉬운 구조로 변해버리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20대 시절과 동일한 양의 식사를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체중은 서서히 증가했고, 특히 복부와 허벅지, 팔 안쪽 등 운동을 하지 않으면 잘 빠지지 않는 부위에 지방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움직임의 감소, 무의식 중의 에너지 부족 상태
기초대사량의 감소와 함께, 30대 이후의 삶에서 간과하기 쉬운 또 하나의 변화는 바로 활동량의 감소이다.
직장 생활에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시간을 앉아서 보내게 된다. 출퇴근을 포함해 하루 대부분을 책상 앞에서 보내고, 퇴근 후에도 피로감을 이유로 소파나 침대에서의 휴식 시간이 길어진다.
운동은 '시간을 내야만 하는 특별한 활동'이 되며, 일상적인 움직임 자체가 줄어든다.
이처럼 무의식적으로 활동량이 줄어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에너지 소비량 역시 감소하게 된다. 하지만 식사량은 대부분 유지되거나 오히려 스트레스로 인해 늘어나는 경우도 많다.
결과적으로, 섭취 칼로리 > 소비 칼로리의 불균형이 생기고, 이 차이는 체지방으로 고스란히 저장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우리 몸이 미세한 칼로리 불균형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하루 100kcal의 과잉 섭취가 매일 누적될 경우, 1년에 약 4.5kg의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커피에 넣는 설탕 한 스푼, 야식으로 먹는 과자 한 줌 정도에 해당하는 소량이다.
이처럼 의식하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어려운 습관과 행동들이, 서서히 체형과 체중을 변화시킨다. 필자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찐 것 같은’ 느낌을 받았지만, 되돌아보면 그 변화는 하루하루의 작은 선택들이 쌓인 결과였다.
스트레스, 수면 부족, 그리고 호르몬의 숨은 작용
30대는 단순히 나이만 더해지는 시기가 아니다.
이 시기는 본격적으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직장에서의 역할 확대, 가족 내 책임 증가, 자녀 출산 및 육아, 주거와 재정적 문제 등 복합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일상 전반에 자리하게 된다.
이러한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내분비계에 깊은 영향을 미치며, 특히 체중 증가와 지방 축적에 있어 주요한 호르몬 작용을 촉진한다.
코르티솔(Cortisol): 만성 스트레스의 지표이자 복부비만의 원인
코르티솔은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대표적인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신체가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혈당을 높이고, 염증을 억제하며, 에너지 자원을 재분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은 짧은 기간의 위기 상황에서는 생존에 유리하지만,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신체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코르티솔은 인슐린 감수성을 떨어뜨리고, 체지방(특히 복부 지방)의 축적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대사 작용을 유도한다.
연구에 따르면 만성적으로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복부 내장지방 비율이 높고, 제2형 당뇨병 및 대사증후군의 위험도 더 크다고 보고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외형의 변화뿐 아니라 건강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렙틴(Leptin)과 그렐린(Ghrelin): 수면과 식욕을 조절하는 두 얼굴의 호르몬
렙틴과 그렐린은 각각 식욕 억제와 촉진이라는 반대되는 역할을 수행하는 호르몬으로, 수면의 질과 양에 의해 민감하게 조절된다.
렙틴(Leptin)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며, 포만감을 유도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반면, 그렐린(Ghrelin)은 위장에서 분비되며, 식욕을 촉진하고 음식 섭취를 유도하는 호르몬이다.
문제는 수면 시간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낮아질 경우 발생한다.
실제로 수면 시간이 하루 5시간 이하인 사람들의 경우,
렙틴 분비는 감소하고
그렐린 분비는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로 인해 수면 부족 상태에서는 포만감을 잘 느끼지 못하고, 단 음식이나 고칼로리 식품에 대한 욕구가 강해진다.
특히 저녁 늦은 시간대에 이런 욕구가 강하게 발생하며, 이는 야식 섭취 및 에너지 과잉으로 이어져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의 복합작용: 대사 리듬의 붕괴
코르티솔, 렙틴, 그렐린 외에도, 만성적인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는 인슐린과 멜라토닌, 갑상선 호르몬 등 다양한 내분비계의 리듬에도 영향을 준다.
이러한 변화는 전체적인 대사 기능을 둔화시키고, 신체의 에너지 소비 효율을 낮추며, 지방 저장을 촉진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예를 들어,
수면 부족 → 식욕 증가(그렐린 증가) + 포만감 둔화(렙틴 감소)
스트레스 지속 → 혈당 상승 + 복부 지방 축적(코르티솔 증가)
대사율 저하 → 기초대사량 감소 + 지방 연소 비율 감소
이 모든 과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30대 이후에 체중이 "이유 없이" 증가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호르몬 관리 팁
호르몬 균형을 회복하고 체중 증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생활 습관의 개선이 필요하다:
규칙적인 수면 패턴 유지 (7~8시간 수면)
→ 렙틴/그렐린 균형 유지에 핵심적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 조절
→ 코르티솔 분비 자극을 줄이고, 수면 질 개선
마그네슘, 오메가3, 비타민B군 섭취
→ 스트레스 완화 및 코르티솔 억제에 도움
명상, 요가, 호흡법 등의 이완 기술
→ 만성 스트레스 해소 및 자율신경계 안정화
30대 이후 체중 증가 문제는 단순한 ‘먹는 양을 줄이자’는 해결책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
기초대사량의 감소, 활동량 부족, 스트레스와 수면 문제 등 다양한 요인을 인식하고, 이를 생활 속에서 어떻게 조절하고 관리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중요한 것은, 급격한 다이어트나 운동보다 지속 가능한 습관 개선이다.
하루 20분 걷기,
일주일에 2회 근력 운동,
야식 줄이기,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등이
바로 30대의 몸을 지키는 실질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자신이 겪고 있는 체중 변화에 대해 ‘왜 그럴까’라는 의문을 넘어서, '어떻게 바꿔야 할까’라는 방향으로 전환해보길 바란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오늘의 습관이 미래의 체형을 만든다.